Saturday 6 October 2007

삼청동


산과 물, 거기다 인심까지 맑다는 삼청(三淸)동. 길지 않은 길이지만, 걷다보면 '여기가 어디야', '이런데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독특한 디자인의 현대적 건물과 한옥이 어우러진 묘한 분위기에 먹거리, 찍을거리, 구경거리를 길 하나에서 다 해결할 수 있어 인기 만점인 그 곳. 삼청동으로 떠나보자~ 도심부에 있음에도 아직 위치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직선 코스라 길 입구만 알면 만사 OK.
5호선 광화문역(2번 출구)나 3호선 안국역(1번 출구)로 나와서 경복궁 쪽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보이는 동십자각 뒷길이 바로 삼청동 길. (또 다른 길-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서 풍문여고 옆 골목으로 들어선 뒤, 정독 도서관 정문을 바라보고 좌측 길로 가면 삼청동 길과 연결된다.)



동십자각은 바로 이것(좌), 경복궁 돌담길을 끼고 걷는 운치가~(우)

찍자!
묘한 정취 탓에 사진을 찍으러 방문한 출사족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카메라가 없는 모습이 오히려 낯설 정도. 돌아다니다보면 쇼핑몰에 올라갈 사진을 위해 갖가지 폼을 잡는 인터넷패션몰 모델들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들 덕분에 웬만큼 폼 잡고 찍어도 전혀 민망하지 않다는 사실! 특히 길가 틈틈이 자리 잡은 골목은 놓치면 아쉬울 촬영 포인트. 그 아기자기함 때문에 셔터를 절로 누르게 된다.



보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상업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삼청동엔 남다른 정취가 있다. 아직은 화려한 네온사인이 점령하지 않은 간판이 그렇고, 아담하지만 디스플레이가 독특한 가게들이 그렇다. 굳이 사지 않고 구경만 해도 좋은 곳이 잔뜩. 다만 물가 역시 남다르게 비싸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이런 분위기의 가게들. 다른 곳에서 보긴 힘들지~


삼청동의 또 다른 특징은 ‘문화’가 있다는 것. 갤러리 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아트선재센터 등의 갤러리를 비롯 닭 문화관, 부엉이 박물관, 세계 장신구 박물관, 티베트 뮤지엄, 토이 키노(장난감) 등의 특이한 구경거리가 끊이지 않으니 길을 걷다가 표지판이 나오면 주의 깊게 살펴볼 것. (관람료 2,000~5,000원 선)

먹자!
길 중간중간 식당들이 많지만 특히 삼청동 동사무소 주변에 맛집들이 몰려있는 편.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팥죽), 삼청동 수제비, 북촌길(한식), 수와래(파스타), 눈나무집(김치말이국수) 등이 유명한데 가 본 사람마다 평가는 엇갈리니 취향따라 사전에 검색을 해보는 것이 좋다. 종류마다 가격대는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그리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저렴하고 간단하게 먹고 싶다면 흔히 박물관 길이라고 불리는 골목으로 가자. 근처에 중고등학교와 도서관이 있어 분식집이 많다. 삼청동의 나름대로 높은 물가에 비하면 저렴한 편.(티베트 박물관, 정독 도서관 방향)


눈길을 사로잡는 재밌는 구경거리들 plus공원! 식당이 밀집되어 있는 곳을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부엉이 박물관이라고 씌여 있는 우측 길로 들어서면 그 끝에 삼청 공원 정문이, 직진하면 삼청공원 후문이 있다. 어디로 들어가든 한 바퀴 돌고 나오면 다시 삼청동길로 나올 수 있다. 크진 않지만 맑은 계곡이 있으며, 산책로, 놀이터, 체력단련장, 약수터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가을에는 단풍이 예쁘게 드니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을 듯.


Tip!Tip!
1. 마을버스 활용 : 길진 않지만 왕복으로 계속 보기엔 지루하고 다리도 아플 수 있다. (1)광화문 역 2번 출구에서 종로11번 마을버스를 타고 삼청공원에서 내려서 여유롭게 공원을 둘러본 뒤 삼청동길을 걸어 내려오거나 (2)삼청동길을 먼저 구경한 뒤 삼청공원까지 둘러보고 마을버스를 타고 내려오면 구경도 다 하고 다리도 편하다. 2. 편한 신발: 험한 길은 없지만 보도블럭 공사를 하는 곳이나 굽이 빠지기 쉬운 곳이 있으니 가는 굽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삼청공원을 산책할 거라면 더욱 편한 신발이 좋다. 3. 주말 주의: 주말은 데이트 족, 출사 족 들로 골목이 꽉 찬다. 여유 있게 둘러보고 싶다면 조금 이른 시간을 권한다.

No comments: